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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관계를 통해 나를 보다 사랑 수업

by 디자이너_hye 202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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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통해 나를 보다 사랑 수업


운동을 하거나 잠깐 쉴 때 동기부여 영상이나 소통 방법에 대한 영상을 종종 하는 편인데, 윤홍균 교수의 '불안정 애착, 사랑은 왜 아프고 어려운가?'에 대한 영상을 우연히 봤다. 그가 사랑에 대하여 강의하는 영상을 일을 끝내고 물끄러미 봤다. 그의 첫마디는 "자존감을 높이려고 노력해도 사랑을 잘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다. 

첫마디를 듣자마자 그가 쓴 책을 검색해 쿠팡으로 바로 구매했다. 그러곤 강의 영상은 끝까지 잘 보지 않던 내가 16분을 아주 푹 빠져 볼 수밖에 없었다. '불안형 애착'의 정의와 그 이유 극복 방법까지 아주 나를 옆에서 본 듯이 생생하게 나의 애착에 관해 이야기해줬다.

나의 사랑들은 대부분 처음부터 그리 시작이 좋지는 않았고, 그것들을 채우기 위해 난 부단히도 노력했었다.그럴수록 대부분 더 좋지 않은 상황들로 갔었다. 그런 것들이 나도 내가…. 다른 사람들과 아주 다르다는걸 알면서 자책하고 힘들어하기 일쑤였다. 

내가 불안정형 애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좀 더 잘하고 싶고 나아지고 싶다는 마음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책을 읽고 글을 써본다.

 

윤홍균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중앙대학교 의과대학과 의과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16년 
출간한 첫 책 [자존감 수업]이 100만 부 가까이 팔리며 인기 상품이 되었다.

 

첫 책을 낸 후, 여전히 자존감 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다는 점, 자존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을 깨닫고 추상적 가치인 사랑의 실체에 대해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랑을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사랑하려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상처와 아픔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을 특유의 공감 어린 언어로 풀고 현실적 해법을 제시했다.

[자존감 수업]이 '나'를 사랑하는 법을 담고 있다면 [사랑 수업]은 '나와 타인 모두' 사랑하는 법을 다룸으로써 장대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아픔, 상처를 해결하고 인생을 더욱더 풍요롭게 살도록 돕는다.

 

 

'뭐지…. 내연에 옆에서 들여다본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 정확하다…. 창피할 정도로 말이다. 20살이 넘어 연애를 몇 번 해보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남들과 애착의 결핍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내 연애에서 '너…. 애정 결핍이야' 상대방의 이 한마디가 내 마음의 비수를 꽂기도 했다.
너무 알고 있어서 너무 사실이라서 듣기가 싫었는데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들어보았던 이야기다. 나라고 노력을 안 해본 건 아니다, 나름대로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해봤지만 무너지는 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세요!'와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줄 수 있다'라는 이 두 문장이 제일 싫었다.
공감이 안 돼서 어떻게 하는지도 감도 안 와서 짜증을 넘어 '나 같은 사람은 어쩌라는 건데…!'

이 책을 보니 내 연애의 문제점과 항상 느꼈던 이질감과 '나 같은 사람'이 실천하고
나아질 방법들에 대해서 매우 매우 잘 서술해주었다. 

연애에서 문제라고 느꼈지만, 그 연애를 통해 사실은 나를 알고 항상 내가 가지던 딜레마들에서 더 한 발짝 나아지도록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면서 '사람은 원래 조금씩 이상하다'라는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따듯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책이다.




불안정 애착 3: 혼합형 

혼합형 불안정 애착은 자신도 믿지 못하고 남도 못 믿는 사람이다. (...)
이들은 자신을 못 믿지만 남도 못 믿어서 사람에게 온전히 의지하지 못한다. (...)
외로움이 불편해 자극을 추구하지만, 그런 자신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낀다. 사랑의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는 많이는 했지만, 그리 잘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혼자 있는 건 싫지만 누군가를 믿고 싶지만 믿지는 못하고 안절부절못한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조금만 흔들려도 부서질 듯이 사랑했었다. 쉽게 외로워하고 힘들어하고 관계에서 정답을 찾고 싶어했던 이유가 내가 혼합형 불안정애착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다.

 

 

 



상처는 과거에, 나는 여기에 있다. 

불안형이 겪는 불안은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핵심에는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낮은 자존감이 있고 겉에는 이별을 상상하며 느끼는 헤어짐에 대한 공포가 있다. (...) 아무리 무시무시한 상처가 있다 해도 상처에는 공통된 약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상 모든 상처는 과거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 상처와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재라는 무대에 올라서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 당시 느꼈던 공포와 불안은 과거에 멈춰있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 전혀 다른 현실에 살고 있다.안심해도 된다. 




문득 내가 상상하고 싶지 않아도 내가 느꼈던 공포들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나도 그것이 현재가 아니지만 언제든 일어나고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들이 내가 느낀 행복에서 크면 클수록 내가 조절할 수 없는 불안이라고 생각했다. 

숨은 거칠어지고 손에 땀이 나며 심장은 미칠 듯이 쿵쾅대며 머리에 두통이 발생하면서 호흡은 날 점점 조여온다. '상상으로 도망치지 말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나를 진정시키고 숨을 가다듬고 지금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해본다. 나는 여기에 있다.

 

 


뜻밖의 잠재력

시종일관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삶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다른 자원도 함께 갖추었다는 뜻이다. 부정적 기질을 사람들 가운데에는 관찰력, 분석력, 순발력,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다. (...) 부정적 태도로 살아갈 때는 드러나지 않던 이런 자원들이, 긍정적으로 변한 어떤 순간에 한꺼번에 발현되면 기적이 일어난다. 

 

잘하다가도 작은 균열만 생기면 불안과 우울로 폭발했던 나였지만, 의외로 남들보다 일은 항상 잘 해왔던 것 같다. 딱히 큰 노력을 안 하고 그냥 상황이 나만 할 수 있으니까 한 거의였을 뿐…. 항상 듣는 이야기는 '넌 참 재능이 있어'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말에 근데 왜 안 되는 걸까 싶었지만…. 부정적인 생각과 게으름에 당연한 결과였다…. 내가 봐도 난 참 재능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예쁘고 아까워서 더 나아지려고 진짜 재능을 보여주려고 변화하는 중이다.

 



회의감이 들 때 생각해볼 것들

"그렇게 노력하면 뭐해요? 그런다고 그 사람이 달라져요?" 하는 질문을 만날 때가 있다. 우리가 감정을 조절하고, 말투를 바꾸고, 심리를 바꾼다고 해서 사람이, 인생이 정말 달라질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왜 똑같으냐고 여길 게 아니라 이것저것 해봐서 그나마 현상 유지되는 거라고 봐야 맞다. (...)고맙다는 말을 못 듣고,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고 해도 아무 의미 없는 게 아니다. 회의감에 빠져 멈추지 말자.



나름대로 책 읽기 운동하기 감정 조절하기 등…. 많이도 나름대로 해봤었다. 그렇지만, 조절되지 않고 터져버린 마음에서는 우울, 불안, 자책, 혐오가 줄줄 흘러나오는 걸 보면서 '난 역시 안돼…. 노력해봤자 의미 없어….'라는 회의감에 젖고선 자기혐오를 했었다. 

지금 돌아보니 난 정말 노력했고 수고했고 잘 쌓아왔기에 이런 변화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 노력조차 없었다면 이렇게 글을 쓰지도 못했을 것이다. 종종 벽에 부딪힌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아갔기에 벽에 새로운 벽에 부딪힐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그 막막한 벽을 계속해서 부딪혀 나아갈것이다.



사랑에 힘들지 않을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싶지만, 나는 더욱이 남들보다 사랑이 아프고 힘들었던 이유가 뭘까 항상 궁금하기만 했는데, 그것들은 내 방어기제와 자기연민으로 인한 환상임을 알게되었다.

건강한 연애, 사랑을 넘어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더 나아갈 수 있음을 알려주며 단순히 위로만을 건네는 책과는 많이 다른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한 번이라도 사랑뿐만 아니라 친구, 사회, 가족 간의 관계에서 고민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